판관비 3층 분류로 '줄일 수 있는 돈' 찾는 법
3줄 요약
- 판관비율 하나만 보면 우리 회사가 효율적인지 알 수 없고, 판관비 안에서 관리로 줄일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따로 봐야 합니다.
- 판관비를 절감 불가·곤란, 관리로 절감 가능(핵심), 검증 필요의 세 층으로 나누면 구매 과제의 크기가 숫자로 드러납니다.
- 화학·소재 기업 411개사 자체 분석 사례로 3층 분류를 읽는 법과 서비스 기업에 적용하는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이사회 자료에 판관비율이 한 줄 들어갑니다. "판관비율 9.8%, 전년 대비 0.3%p 하락." 숫자는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한 이사가 묻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손댈 수 있는 돈은 얼마입니까?" 판관비율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합니다. 판관비에는 급여처럼 구매 관리로 움직일 수 없는 돈과, 운반비나 복리후생비처럼 관리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돈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판관비를 세 층으로 나눠 읽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사례로는 매출 1천억~1조 원 화학·소재 기업 411개사의 FY2025 공시를 자체 분석한 벤치마크를 씁니다. 업종이 다른 독자도 많겠지만, 3층 분류는 업종과 상관없이 쓸 수 있는 틀입니다. 마지막에 서비스 기업에 적용하는 순서를 따로 적었습니다.
판관비율만 보면 생기는 착시
판관비율은 판관비를 매출로 나눈 값입니다. 업종 평균과 비교하기 쉽고 보고하기도 편합니다. 하지만 세 가지 착시를 만듭니다.
매출이 늘면 저절로 좋아집니다. 판관비 중 고정비 성격이 큰 부분은 매출이 늘어도 그대로라서, 관리를 하지 않아도 비율이 내려갑니다.
구성이 바뀌어도 비율은 같을 수 있습니다. 급여가 줄고 외주 용역비가 늘면 합계는 비슷해도 관리해야 할 대상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업종 평균과 비슷하면 효율적이라고 오해합니다. 화학·소재 기업의 판관비율 중앙값은 10.3%로, 같은 매출 규모 전체 기업(8.7%)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판관비는 이미 효율적인 비용으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판관비율이 평범한 업종에서도 판관비 안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 도구가 3층 분류입니다.
3층 분류의 목적은 판관비를 "줄일 수 있는 돈"과 "줄일 수 없는 돈"으로 나눠, 구매팀과 재무팀이 같은 대상을 보게 하는 데 있습니다. 판관비 전체를 놓고 절감을 논의하면 급여와 임차료 같은 큰 고정비가 시야를 가립니다. 반대로 구매로 다룰 수 있는 계정만 떼어 놓으면, 그 크기가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과 어느 계정부터 봐야 하는지가 함께 드러납니다.
3층: 절감 불가·곤란, 관리로 절감 가능, 검증 필요
판관비의 각 계정을 성격에 따라 세 층으로 나눕니다.
절감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판관비: 급여·퇴직급여, 매출에 연동되는 판매수수료, 임차료·상각비·세금 같은 고정비입니다. 줄이려면 조직이나 사업 구조를 바꿔야 하므로 구매 과제로 다루지 않습니다.
관리를 통해 절감이 가능한 판관비(핵심): 운반비, 광고선전비, 복리후생비, 여비교통비, 소모품비, 보험료, 용역비 등 11개 계정입니다. 견적 비교, 공급사 통합, 계약 재검토 같은 구매 관리로 바로 다룰 수 있습니다.
검증 필요: 지급수수료 중 용역 성격 부분, 경상연구개발비, 기타판관비입니다.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거래처별로 풀어 본 뒤에야 절감 대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림 1. 판관비 3층 분류표 — 층별 대표 계정과 다루는 방식
각 층의 크기: 업종 사례로 보기
화학·소재 411개사의 판관비를 합산해 세 층으로 나누면, 절감 불가·곤란 45.1%, 관리로 절감 가능(핵심) 37.5%, 검증 필요 17.4%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본 전체 기업은 각각 58.3%, 26.0%, 15.7%입니다. 화학·소재는 첫 번째 층이 13%p 얇고, 두 번째 층이 11.5%p 두껍습니다. 판관비 100원 중 37.5원이 구매 관리로 다룰 수 있는 돈이라는 뜻입니다.
그림 2. 판관비 3층 구성 — 화학·소재 vs 전체 기업(업종 합계 기준, 자체 분석)
판관비율로는 거의 차이가 없던 두 집단이 3층으로 나누니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화학·소재는 원료와 제품이 무겁고 부피가 커서 운반비 비중이 높고, 그것이 핵심층을 두껍게 만듭니다. 업종마다 핵심층을 두껍게 만드는 계정은 다르지만, 판관비율이 같아도 핵심층의 크기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업종에나 해당합니다.
검증 필요 층에 들어간 지급수수료에 대해 한 가지 짚어 둡니다. 이 분석은 지급수수료 중 절감 가능한 부분을 제조업 기준 60%로 가정해 나눴습니다. 원 분석이 스스로 추정치라고 밝힌 값이므로, 우리 회사에 적용할 때는 반드시 거래처별 내역으로 다시 나눠야 합니다.
"절감 가능 판관비 ÷ 매출"로 보고하기
3층 분류를 경영 보고에 쓰려면 지표가 하나 필요합니다. 판관비율 옆에 "관리를 통해 절감이 가능한 판관비(핵심) ÷ 매출"을 함께 적는 방법을 권합니다. 화학·소재 기업의 이 값은 중앙값 3.1%, 상위 25% 선 5.1%였습니다.
이 지표의 장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매출이 늘어 판관비율이 저절로 좋아지는 착시를 걸러 냅니다. 둘째, 구매팀과 재무팀이 같은 숫자를 보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구매팀이 관리하는 돈의 크기가 매출 대비로 표시되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다음은 가상의 둥근 숫자입니다. 매출 1,000억 원, 판관비 100억 원인 회사가 있습니다. 3층으로 나눴더니 핵심층이 35억 원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핵심 ÷ 매출은 3.5%입니다. 판관비율 10%만 보고했다면 "업종 평균 수준"이라는 결론에서 끝났겠지만, 핵심층 35억 원이라는 숫자가 있으면 "이 중 어느 계정부터 볼 것인가"로 회의가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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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커질수록 핵심 비중이 커지는 이유
같은 분석에서 매출 구간별로 나눠 본 결과는 흥미롭습니다.
매출 구간 | 기업 수 | 판관비율(중앙값) | 핵심 ÷ 판관비 | 회사당 핵심층(중앙값) |
|---|---|---|---|---|
1천억~2천억 | 223 | 11.3% | 31.6% | 44억 |
2천억~3천억 | 83 | 10.2% | 33.4% | 73억 |
3천억~5천억 | 64 | 9.4% | 31.0% | 96억 |
5천억~1조 | 41 | 7.2% | 36.1% | 160억 |
매출이 커지면 판관비율은 11.3%에서 7.2%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판관비 안에서 핵심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5천억~1조 구간에서 36.1%로 가장 높고, 회사당 금액은 160억 원이 됩니다. 규모의 경제는 주로 인건비 같은 고정비에서 나오고, 구매로 다룰 돈은 매출과 함께 커진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매출이 큰 회사일수록 판관비 절감 과제를 인건비가 아니라 구매 카테고리 단위로 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서비스 기업에 적용하는 순서
이 사례는 화학·소재 업종의 숫자입니다. 서비스 기업은 운반비 대신 지급수수료, 광고선전비, 복리후생비, 외주 용역비가 핵심층을 채우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업종별 수치는 업종마다 표본과 공시 계정을 따로 확인해야 하므로, 다른 업종의 숫자를 그대로 비교 기준으로 쓰지 마십시오. 대신 틀은 그대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계정 목록 만들기: 최근 회계연도 판관비 명세를 계정별로 펼칩니다.
층 붙이기: 각 계정에 1층·2층·3층을 붙입니다. 애매하면 3층(검증 필요)에 둡니다.
3층 풀기: 지급수수료와 기타판관비를 거래처별로 풀어, 용역·IT 구독처럼 관리 가능한 부분은 2층으로 옮깁니다.
지표 계산하기: 2층 합계를 매출로 나눠 "핵심 ÷ 매출"을 구하고, 3년 추이를 봅니다.
과제 정하기: 2층 안에서 금액 상위 3개 계정을 다음 해 구매 과제로 정합니다.
3층 분류를 예산 편성에 연결하기
3층 분류는 분석으로 끝나면 의미가 줄어듭니다. 다음 해 예산 편성에 연결해야 합니다. 방법은 층마다 예산을 다르게 다루는 것입니다.
1층은 인원 계획과 임차 계약에 따라 정해지므로 재무팀이 기존 방식대로 편성합니다.
2층은 계정별 전년 실적에 증감률을 곱하는 방식 대신, 카테고리별 공급사와 계약을 기준으로 편성합니다. 갱신 예정 계약, 통합 예정 공급사, 견적 비교 예정 품목을 함께 적어 두면 예산이 곧 구매 과제 목록이 됩니다.
3층은 거래처별로 풀어 본 결과를 반영해 매년 일부를 2층으로 옮깁니다. 3층의 크기가 해마다 줄어드는 것 자체가 관리 수준이 높아졌다는 신호입니다.
이렇게 편성하면 구매팀의 연간 목표도 "판관비 몇 % 절감" 대신 "2층 계정 중 어느 카테고리를 어떤 방법으로 다룰지"로 구체화됩니다. 경영진 보고는 2층 합계와 핵심 ÷ 매출의 변화로 하면 됩니다.
3층 분류에서 자주 나오는 판단 실수
지급수수료를 통째로 1층에 넣는 경우
지급수수료는 결제 수수료처럼 줄이기 어려운 돈이 섞여 있어 통째로 "손댈 수 없는 돈"으로 분류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법무 자문, 채용 대행, 시설관리, IT 유지보수처럼 비교 견적이 가능한 용역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통째로 1층에 넣으면 판관비에서 가장 큰 관리 대상 하나가 사라집니다. 반드시 3층에 두고 거래처별로 풀어 보십시오.
복리후생비를 제도 문제로만 보는 경우
복리후생비는 제도를 줄여야만 줄어든다고 생각해 1층으로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제도를 운영하면서도 공급사와 단가, 계약 방식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제도는 그대로 두고 공급 조건을 다루는 것이므로 2층이 맞습니다.
층을 매년 바꾸는 경우
올해는 광고선전비를 2층에, 내년에는 1층에 두면 추이 비교가 무너집니다. 처음 정한 기준을 문서로 남기고, 바꿀 때는 과거 연도도 같은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층 분류 점검 표
질문 | 예라면 |
|---|---|
계정 안에 외부 공급사에 지급한 돈이 있는가 | 2층 또는 3층 후보 |
견적 비교나 계약 재검토로 금액이 바뀔 수 있는가 | 2층 |
성격이 다른 지출이 한 계정에 섞여 있는가 | 3층(풀어서 재분류) |
조직·사업 구조를 바꿔야만 줄어드는가 | 1층 |
우리 회사에서 바로 해 볼 일
최근 회계연도 판관비 계정 목록을 뽑아 각 계정에 1·2·3층 중 하나를 붙입니다.
2층 합계를 매출로 나눠 "핵심 ÷ 매출"을 계산하고, 판관비율 옆에 적어 둡니다.
3층에서 금액이 가장 큰 계정 하나(대개 지급수수료)의 거래처 상위 20곳을 뽑아 성격을 적습니다.
다음 예산 회의 자료에 판관비율과 "핵심 ÷ 매출"을 함께 넣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3층 분류는 회계 기준에 따른 분류입니까?
아닙니다. 회계 기준이 아니라 관리 관점의 분류입니다. 계정과목은 그대로 두고, 관리 보고용으로 층을 하나 더 붙이는 방식입니다. 어느 계정을 어느 층에 둘지는 회사가 정하고, 기준을 문서로 남겨 매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업종 벤치마크가 없으면 무엇과 비교합니까?
우리 회사의 지난 3년 추이와 비교하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핵심 ÷ 매출"이 매출 증가 속도보다 빨리 늘고 있다면, 업종 수치가 없어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2층 계정을 찾았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2층 안에서 금액 상위 계정 하나를 골라 거래처별로 풀고, 공급사 수와 계약 유무를 확인하십시오. 계정 단위의 숫자를 공급사와 품목 단위로 내려야 실제 구매 과제가 됩니다.
지출 진단
우리 회사 구매 지출, 어디서 새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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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구매노트 에디터
서비스 구매 10년 차. 구매 운영 실무를 글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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