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급사 등록·평가, 최소 기준 만드는 법
3줄 요약
- 등록 전에 거래가 시작되면 지급 계좌 확인, 특수관계 확인, 계약 선행의 기회가 함께 사라집니다.
- 공급사 관리는 등록·신규 심사·거래 제한·연 1회 평가·결과 반영의 다섯 고리만 먼저 걸어도 작동합니다.
- 평가 항목은 가격·품질·납기·대응 네 가지로 시작하고, 점수마다 근거 데이터를 정해 다음 선정에 씁니다.
현업 팀장이 메신저로 연락합니다. "이 업체랑 다음 주부터 일을 시작하기로 했어요. 발주만 잡아 주세요." 구매담당자가 사업자등록증을 요청하자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한 장이 옵니다. 통장 사본은 "정산할 때 드린대요"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업체 담당자가 요청 부서 직원과 어떤 관계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습니다.
이런 장면은 특정 회사의 사고가 아닙니다. 공급사 등록 기준이 없거나, 있어도 "거래 전에 끝낸다"는 순서가 지켜지지 않는 조직에서 흔히 생기는 일입니다. 서비스업은 특히 그렇습니다. 마케팅 대행, 교육, 행사, 외주 개발처럼 현업이 업체를 먼저 고르는 품목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공급사 관리의 "최소 기준"을 다룹니다. 대기업 수준의 공급사 관리 체계를 한 번에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등록, 신규 심사, 거래 제한, 연 1회 평가, 평가 결과 반영이라는 다섯 고리만 먼저 걸어 두자는 제안입니다. 아래 기준과 예시는 편집부가 서비스업 구매규정의 예시로 정리한 "표준 구매규정안"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법령이나 공인 기준이 아니므로 회사 규정과 업종에 맞춰 조정해야 합니다.
그림 1. 공급사 생애주기 다섯 고리. 평가 결과는 다음 업체 선정의 입력값이 됩니다.
등록 전 거래가 남기는 네 가지 위험
공급사 등록을 "서류 받는 일"로 보면 귀찮은 절차에 그칩니다. 그러나 등록 전에 거래가 시작되면 회사는 네 가지 위험을 떠안습니다.
첫째, 지급 계좌를 검증할 시점이 사라집니다. 정산 직전에 받은 통장 사본은 확인할 여유가 없습니다. 사업자 명의와 예금주가 같은지, 계좌가 바뀌었는지 같은 기본 확인이 마감 일정에 밀립니다.
둘째, 특수관계를 확인할 기회가 사라집니다. 임직원의 가족이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라는 사실은 거래가 끝난 뒤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대금이 나간 뒤라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셋째, 계약보다 착수가 앞섭니다. 등록도 안 된 업체와 계약서가 먼저 있을 리 없습니다. 용역은 과업 범위와 검수 기준이 계약서에 있어야 나중에 "받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넷째, 공급사 이력이 사람에게만 남습니다. 등록 목록이 없으면 "그 업체 예전에 써 봤는데 별로였다"는 정보가 담당자의 기억에만 있습니다. 담당자가 바뀌면 같은 업체와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그래서 원칙은 단순합니다. 거래 전에 등록을 마칩니다. 등록되지 않은 업체에는 발주하지 않습니다. 이 한 문장을 규정에 넣는 것이 공급사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1단계 등록: 필수 서류는 세 가지로 시작합니다
등록 서류를 많이 요구하면 공급사도 현업도 지칩니다. 소규모 업체가 많은 서비스 품목에서는 서류 요구가 곧 거래 지연이 됩니다. 처음에는 필수 서류를 최소로 정하고, 품목 위험에 따라 추가 서류를 붙이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서류 | 확인 목적 | 확인 포인트 |
|---|---|---|
사업자등록증 | 거래 상대가 실재하는 사업자인지 | 상호·대표자·업태가 거래 품목과 맞는지 |
통장 사본 | 대금이 맞는 곳으로 가는지 | 예금주가 사업자 명의와 같은지 |
업종별 인허가 | 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인지 | 인허가가 필요한 업종인지 먼저 확인 |
(추가) 개인정보 처리 관련 확인 | 위탁 시 보호 조치 | 개인정보를 다루는 용역일 때만 |
(추가) 보험·보증 관련 서류 | 사고 시 책임 범위 | 시설·행사처럼 현장 작업이 있을 때만 |
추가 서류는 "모든 업체"가 아니라 "해당 품목"에만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 데이터를 다루는 외주 개발이나 상담 업무 위탁이라면 개인정보 처리 위탁에 관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어떤 서류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지는 업종과 계약 형태에 따라 다르므로 법무 검토를 거쳐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등록 정보에는 서류 외에 담당자 연락처, 주요 취급 품목, 등록일, 등록을 요청한 부서를 함께 남깁니다. "누가 이 업체를 데려왔는가"는 나중에 평가와 특수관계 확인에서 쓰이는 정보입니다.
2단계 신규 심사: 재무·이력·특수관계
등록이 "서류가 갖춰졌는가"를 묻는다면, 심사는 "거래해도 되는가"를 묻는 단계입니다. 표준 구매규정안은 신규 공급사에 대해 재무 상태와 수행 이력을 확인하고, 임직원과의 특수관계 여부를 신고받도록 정합니다.
재무 상태
목적은 신용 평가가 아니라 "계약 기간 동안 버틸 수 있는 업체인가"를 보는 것입니다. 휴업·폐업 여부, 최근 결산 자료, 선급금을 요구하는지 정도를 확인합니다. 선급금 비중이 크거나 계약 기간이 긴 용역일수록 확인 수준을 높입니다.
수행 이력
비슷한 규모와 범위의 일을 해 본 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포트폴리오만 받기보다 수행 기간, 투입 인력, 결과물 형태를 함께 받으면 견적 비교 때도 쓸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이전 고객사 담당자의 확인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수관계 신고
공급사에는 임직원과의 관계 여부를 묻고, 요청 부서에는 이해관계가 있는 직원을 평가에서 빼도록 합니다. 신고 자체가 거래를 막는 것은 아닙니다. 신고된 관계가 있으면 선정 근거를 더 꼼꼼히 남기고, 이해관계자를 평가와 검수에서 제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모든 신규 업체를 같은 깊이로 심사하면 소액 거래까지 막힙니다. 금액과 위험에 비례하게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예시) | 심사 수준 | 확인 내용 |
|---|---|---|
소액·일회성 | 간이 | 등록 서류 + 특수관계 신고 |
반복 거래·중간 금액 | 기본 | 간이 + 휴폐업 확인, 수행 이력 |
고액·장기 용역 | 강화 | 기본 + 재무 자료, 이전 고객 확인, 계약 검토 |
표의 구분은 예시입니다. 금액 경계는 회사의 위임전결 기준과 거래 규모에 맞춰 정해야 합니다.
3단계 거래 제한: 사유를 정하고 목록에 표시합니다
거래 제한은 공급사 관리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고리입니다. 문제가 생긴 업체를 담당자가 "다음엔 안 쓰면 된다"고 넘기면, 다른 부서가 같은 업체와 다시 계약합니다.
표준 구매규정안이 제시하는 제한 사유는 세 가지입니다. 반복되는 납기·품질 불이행, 허위 서류 제출, 부당한 청탁입니다. 여기에 휴업·폐업이나 내부 제재처럼 거래가 불가능해진 경우를 더할 수 있습니다.
사유는 미리 정합니다. 감정적 판단이 아니라 규정에 적힌 사유로 제한해야 공급사와의 분쟁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제한은 목록에 표시합니다. 등록 목록에서 "거래 불가"로 표시해야 다른 부서도 같은 정보를 봅니다. 메일 공지는 한 달이면 잊힙니다.
제한 기간과 해제 절차를 둡니다. 영구 제한만 있으면 판단이 무거워져 제한 자체를 미루게 됩니다. 기간과 해제 조건이 있으면 결정이 쉬워집니다.
근거를 남깁니다. 납기 지연 기록, 검수 반려 사유, 허위 서류 사본처럼 판단 근거를 함께 보관합니다.
거래 제한이 공급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통지 방식과 이의 제기 절차도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계약 조건과 하도급 관련 법령이 얽힐 수 있으므로 문구는 법무 검토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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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연 1회 평가: 가격·품질·납기·대응
표준 구매규정안은 주요 공급사를 연 1회 평가하도록 정합니다. 모든 공급사를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거래 금액이 크거나, 반복 거래가 많거나, 대체하기 어려운 업체부터 대상으로 삼습니다.
평가 항목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구매팀이 실제로 근거 데이터를 가진 항목만 넣어야 점수가 의미를 가집니다. 처음에는 네 가지로 충분합니다.
그림 2. 연 1회 평가 항목과 근거 데이터. 가중치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입니다.
평가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근거 없이 인상으로 점수를 주는 것입니다. "괜찮았던 것 같다"는 평가는 다음 해에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그래서 평가 항목마다 근거 데이터를 먼저 정해 둡니다. 검수 반려 기록, 발주일과 검수일, 이슈 처리 기록이 쌓여 있어야 평가가 가능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평가 기준을 정하는 순간 평소에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도 정해집니다.
용역 공급사라면 가격보다 수행 역량과 과업 이해도의 비중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품 공급사라면 납기와 품질 비중이 커집니다. 품목 유형별로 가중치를 다르게 두되, 같은 유형 안에서는 같은 기준을 씁니다.
5단계 반영: 평가 결과를 다음 선정에 씁니다
평가가 형식으로 끝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과가 아무 데도 쓰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점수를 매기고 파일로 보관하는 것으로 끝나면 공급사도 평가를 신경 쓰지 않습니다. 평가 결과는 다음 업체 선정의 입력값이 되어야 합니다.
평가 결과(예시 등급) | 다음 선정에서의 조치 |
|---|---|
우수 | 비교견적 초대 우선, 재계약 협상 시 근거로 활용 |
보통 | 정상 거래, 다음 평가까지 개선 항목 공유 |
미흡 | 개선 요청서 발송, 다음 선정 시 선정 사유 기록 필수 |
반복 미흡 | 거래 제한 검토(3단계로 연결) |
등급별 조치는 예시입니다. 중요한 것은 평가 결과가 선정 품의에 함께 보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비교견적 결과에 "이 업체의 지난해 평가" 한 줄만 붙어도 결재자의 판단이 달라집니다. 미흡 등급 업체를 다시 고른다면 그 이유를 남기도록 하면 됩니다. 막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게 하는 것입니다.
평가 결과는 공급사에도 알려 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항목에서 점수가 낮았는지 알아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좋은 공급사를 남기는 것이 평가의 목적이라면, 결과 공유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구매 전담 인력이 적은 조직이라면 다섯 고리를 한 번에 다 갖추지 않아도 됩니다. 등록과 거래 제한 표시만 먼저 운영해도 "누구와 거래하고 있는지"와 "누구와 거래하면 안 되는지"는 보이기 시작합니다. 평가는 그다음 해에 상위 업체 몇 곳부터 붙이면 됩니다.
우리 회사에서 바로 해 볼 일
현재 거래 공급사 목록을 뽑습니다. 최근 12개월 지급 내역에서 거래처를 추출하고, 등록 서류가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를 표시합니다.
필수 서류 세 가지를 정합니다. 사업자등록증, 통장 사본, 업종별 인허가를 기본으로 하고, 추가 서류가 필요한 품목만 따로 적습니다.
규정에 한 문장을 넣습니다. "등록되지 않은 공급사에는 발주하지 않는다." 예외가 필요하면 사유와 상위 승인을 요구합니다.
거래 제한 사유와 표시 위치를 정합니다. 제한 사유 목록과, 제한 업체를 표시할 공용 목록(시스템 또는 공유 문서)을 지정합니다.
평가 대상 업체를 고릅니다. 거래 금액 기준 상위 업체 몇 곳을 골라, 연말 평가에 쓸 근거 데이터가 지금 남아 있는지 점검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오래 거래한 기존 업체도 다시 등록해야 하나요?
새로 심사할 필요는 없지만 등록 정보는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통장 사본과 담당자 정보는 오래된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업체는 다음 재계약이나 갱신 시점에 서류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나눌 수 있습니다.
현업이 이미 고른 업체를 구매팀이 거절할 수 있나요?
등록과 심사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거래를 보류할 근거가 됩니다. 다만 구매팀이 업체를 바꾸는 것보다 "등록·심사를 거친 뒤 거래한다"는 순서를 지키게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기준이 규정에 적혀 있으면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회사의 절차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급사 평가는 몇 곳까지 해야 하나요?
정해진 숫자는 없습니다. 거래 금액, 반복성, 대체 가능성을 기준으로 주요 공급사를 고르면 됩니다. 처음에는 평가 대상을 적게 잡고 근거 데이터를 제대로 모으는 데 집중하는 편이 실효성이 높습니다.
지출 진단
우리 회사 구매 지출, 어디서 새고 있을까요?
유료 서비스 · 진단 범위에 따라 상담 시 견적을 안내해 드려요
김지현 구매노트 에디터
서비스 구매 10년 차. 구매 운영 실무를 글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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